2026년 7월 12일 일요일

OpenAI가 뭘 그렇게 잘못했나?…Apple “퇴직자·면접·공급망으로 기술 훔쳤다” 전면전


Apple이 OpenAI를 영업비밀 탈취 혐의로 제소한 사건을 표현한 국제 기술뉴스 썸네일  TITLE
Apple은 OpenAI와 전직 Apple 직원들이 미공개 하드웨어
 설계와 제조공정,  공급망 정보를 조직적으로 가져갔다고 주장했으며
 OpenAI는 혐의를 부인했다./gimages

생성형 인공지능 시대의 가장 가까운 협력자였던 Apple과 OpenAI가 법정에서 적으로 만났다. Apple은 2026년 7월 10일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연방법원에 OpenAI와 산하 법인, AI 하드웨어 업체 io Products, 전직 Apple 직원 탕 유 탄과 창 류를 상대로 영업비밀 침해 및 계약 위반 소송을 제기했다. Apple은 OpenAI가 소비자용 AI 기기를 개발하기 위해 자사의 미공개 하드웨어 설계와 제조공정, 공급망 정보를 조직적으로 빼냈다고 주장했다.

소장은 OpenAI의 잘못을 일부 퇴직자의 개인적 일탈로 한정하지 않는다. Apple은 기술직 직원에서 최고하드웨어책임자까지 여러 직급이 관여했고, 경영진의 묵인 또는 지휘 아래 영업비밀 확보가 이뤄졌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OpenAI는 경쟁사의 영업비밀에는 관심이 없으며 독자적인 혁신에 집중하고 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따라서 아래 내용은 현재까지 확인된 판결이 아니라 Apple이 법원에 제시한 주장과 정황을 분석한 것이다.

그렇다면 OpenAI는 도대체 무엇을 그렇게 잘못했다는 것인가. Apple이 문제 삼는 것은 Apple 출신 인재를 채용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노동자의 이직과 경험 활용이 폭넓게 보호된다. 경쟁사 직원이 회사를 옮겨 과거에 쌓은 일반적 기술과 판단력을 활용하는 것은 정상적인 경쟁이다.

선을 넘는 지점은 따로 있다. 퇴사 전에 기밀 문서를 개인에게 전송했는가. 퇴사 후에도 전 직장의 내부망에 접속했는가. 면접 대상자에게 실제 부품이나 비밀 자료를 가져오라고 요구했는가. 경쟁사의 공급업체를 접촉해 독점 제조공정을 복제하려 했는가. 회사 고위층이 이를 알고도 방치하거나 장려했는가. Apple은 이 모든 일이 OpenAI의 AI 하드웨어 개발 과정에서 벌어졌다고 주장한다.

첫 번째 잘못, 사람을 데려온 것이 아니라 ‘비밀을 가져오게 했다’는 의혹

이번 소송의 중심에는 탕 유 탄이 있다. 그는 Apple에서 24년 동안 근무하며 iPhone과 Apple Watch 디자인을 이끌었던 고위 임원으로, 이후 조니 아이브가 참여한 io Products를 거쳐 OpenAI의 최고하드웨어책임자가 됐다.

Apple은 탄이 퇴사 전 공급업체와 미공개 제품 관련 정보를 자신의 이메일로 전송하고, Apple 직원들을 OpenAI와 io로 영입하는 과정에서 회사의 비밀정보를 요구했다고 주장한다. 특히 일부 지원자에게 Apple 내부 자료를 미리 검토하거나 실제 Apple 부품을 면접 장소로 가져와 설명하도록 했다는 것이 소장의 핵심 주장이다.

사실이라면 이것은 일반적인 경력 면접과 다르다. 면접에서 과거 프로젝트 경험과 문제 해결 능력을 묻는 것은 정상적이다. 그러나 지원자가 보유해서는 안 되는 설계자료나 시제품, 부품을 가져오게 했다면 채용은 인재 확보 수단을 넘어 경쟁정보를 수집하는 통로가 된다.

기업은 새 직원이 머릿속에 가진 일반적 지식과 능력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전 직장의 비밀 파일과 시제품, 비공개 공급업체 자료까지 사용할 권리는 없다.

두 번째 잘못, 퇴사 뒤에도 Apple 내부망에 접속했다는 주장

또 다른 핵심 피고는 Apple에서 약 8년 동안 근무한 전기시스템 엔지니어 창 류다. 그는 2026년 1월 OpenAI 하드웨어 조직으로 이직했다.

Apple은 류가 퇴사하면서 회사가 지급한 MacBook을 반납하지 않았고, OpenAI에 합류한 뒤에도 Apple의 내부 공유폴더에 접속할 수 있는 알려지지 않은 소프트웨어 결함을 이용했다고 주장한다. 류가 미공개 하드웨어와 제조 기술에 관한 다수의 기밀 파일을 내려받았고, Apple에 남아 있던 동료에게 퇴직 보안절차를 피하는 방법을 알려줬다는 주장도 소장에 담겼다.

이 부분이 사실로 인정되면 사건의 무게는 크게 달라진다. 퇴사자가 실수로 회사 자료를 보관한 것과, 접근권한이 끝난 뒤 시스템 결함을 이용해 내부망에 들어가 파일을 내려받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후자는 민사상 영업비밀 침해를 넘어 컴퓨터 시스템 무단접근과 회사 자산 미반환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 다만 현재까지 형사 유죄가 확정된 것은 아니며 Apple의 소송 주장에 불과하다.

세 번째 잘못, 한두 명의 일탈이 아니라 ‘회사 차원의 방식’이었다는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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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nAI에 가장 위험한 대목은 개별 직원의 행위보다 조직적 관여 주장이다. Apple은 소장에서 OpenAI가 Apple 인력을 집중적으로 채용하면서 이들의 기밀정보를 자사 하드웨어 개발에 활용했다고 주장했다. Apple에 따르면 OpenAI에서 일하는 전직 Apple 직원은 400명이 넘는다. 물론 경쟁사가 많은 Apple 출신 인재를 채용했다는 사실만으로 불법은 아니다.

문제는 숫자가 아니라 방법이다. Apple의 주장대로 OpenAI가 면접 과정에서 회사 내부 자료를 요구하고, 퇴직자의 부정접근을 묵인하며, 공급업체를 통해 Apple의 제조기술을 복제하려 했다면 영업비밀 침해가 회사 업무방식으로 굳어졌다는 의미가 된다.

Apple은 이를 ‘기관 차원의 위법행위’로 묘사하며 밝혀진 내용은 빙산의 일각이라고 주장한다. OpenAI 하드웨어 사업의 출발 자체가 불법적으로 확보한 Apple 정보에 의존했다는 것이 Apple의 공격 논리다.

법원이 이 주장을 받아들인다면 OpenAI는 단순 손해배상을 넘어 해당 자료 사용금지, 제품 개발 중단, 파일과 시제품 반환·폐기, 포렌식 조사와 추가 공개명령에 직면할 수 있다.

네 번째 잘못, Apple 공급망까지 건드렸다는 주장

Apple의 경쟁력은 제품 디자인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금속 가공, 표면처리, 부품 조립, 센서 배치, 대량생산 수율과 품질관리까지 수십 년에 걸쳐 구축한 공급망 노하우가 iPhone과 Apple Watch의 완성도를 만든다.

Apple은 OpenAI 측이 Apple과 공동 거래하는 공급업체를 접촉해 Apple이 개발한 고유 제조기술과 공정을 재현하려 했다고 주장한다. 일부 보도는 특정 금속 마감기법을 공급사가 OpenAI 제품에 복제하도록 압박하거나 오도했다는 내용도 전한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OpenAI는 사람을 통한 정보 유출에 그치지 않고 Apple의 생산 생태계까지 활용하려 한 셈이다.

소비자 하드웨어는 뛰어난 아이디어만으로 만들 수 없다. 수백만 대를 같은 품질로 생산하는 제조공정이 필요하다. OpenAI가 이 시간을 줄이기 위해 Apple의 공급업체와 비밀공정을 이용했다면 AI 혁신이라는 명분으로 경쟁사의 수십 년 시행착오를 무단 복제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다섯 번째 잘못, 파트너의 신뢰를 이용했다는 문제

이번 소송이 더 충격적인 이유는 Apple과 OpenAI가 단순한 경쟁사가 아니라 협력관계였기 때문이다. Apple은 2024년부터 자사 운영체제에 ChatGPT 기능을 통합하며 OpenAI를 핵심 AI 파트너로 선택했다. 사용자가 Siri와 Apple Intelligence를 통해 복잡한 질문을 할 때 ChatGPT에 연결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두 회사는 소프트웨어와 AI 서비스에서는 협력했지만, 소비자용 AI 하드웨어 분야에서는 잠재적 경쟁자로 바뀌고 있었다. OpenAI가 io Products를 인수하고 조니 아이브 및 Apple 출신 인력을 중심으로 새 기기를 개발하면서 이해관계가 충돌하기 시작했다. OpenAI는 2025년 io Products를 약 65억 달러 규모의 거래로 인수했다.

Apple의 주장이 맞는다면 OpenAI는 파트너십으로 구축된 신뢰 뒤에서 Apple의 사람과 공급망을 상대로 경쟁제품 정보를 모은 셈이 된다. 법적 책임과 별개로 이것은 전략적 신뢰의 붕괴다.

Apple은 자사 기기에 OpenAI 서비스를 넣어 수억 명의 사용자 접점을 제공했는데, OpenAI는 그 기간에 Apple을 대체할 차세대 AI 기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경쟁 자체는 잘못이 아니다. 그러나 파트너의 영업비밀을 경쟁제품 개발에 사용했다면 협력과 배신의 경계가 무너진다.

OpenAI는 무엇이라고 반박하나

OpenAI는 Apple의 주장을 부인했다. 회사는 경쟁사의 영업비밀에 관심이 없으며,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혁신적인 기술과 제품을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취지로 밝혔다. 아직 법원에 제출할 구체적인 답변서와 반소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거나 초기 단계다. OpenAI가 내세울 수 있는 방어논리는 크게 네 가지다.

첫째, Apple이 영업비밀이라고 주장한 정보가 실제로 법적으로 보호되는 구체적 비밀인지 여부다. 업계에 널리 알려진 설계방식이나 직원의 일반적 경험이라면 Apple이 독점할 수 없다.

둘째, 해당 정보가 실제로 OpenAI에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회사가 이를 알고 사용했는지를 Apple이 입증해야 한다.

셋째, OpenAI가 개발 중인 제품과 Apple 자료 사이에 실질적인 연결성이 있는지 확인돼야 한다. 비슷한 제품을 만들었다는 사실만으로 기술 탈취가 성립하지는 않는다.

넷째, 일부 직원이 규정을 위반했더라도 OpenAI 경영진이 이를 지시하거나 승인했는지는 별도 문제다.

영업비밀 소송에서 원고는 비밀정보의 구체적 내용과 보호 노력, 부정취득 행위, 피고의 사용 또는 이익을 상당히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한다. Apple의 표현이 강하다고 해서 곧바로 OpenAI의 책임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Apple도 무조건 피해자라고만 볼 수 있나

Apple의 소송에는 기술보호 외에 경쟁전략도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OpenAI는 스마트폰 이후의 차세대 개인용 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화면 중심의 iPhone 경험을 음성·카메라·센서 기반 AI 인터페이스가 대체할 경우 가장 큰 위협을 받는 기업은 Apple이다.

Apple은 AI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왔고 OpenAI의 기기가 성공하면 iPhone 중심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소송은 영업비밀 보호인 동시에 OpenAI 하드웨어 출시를 늦추고 개발과정을 법정 공개절차에 묶어두려는 방어전략일 수 있다.

캘리포니아는 직원의 자유로운 이직을 중시한다. Apple이 퇴직자의 일반적 경험과 기술까지 자사 소유로 확대하려 한다면 혁신과 노동 이동을 막는다는 반론도 가능하다. 그러나 이 반론이 회사 노트북 미반환, 퇴직 후 내부망 접속, 기밀 파일 다운로드와 실제 부품 반출 의혹까지 정당화하지는 못한다.

OpenAI에 왜 이런 의혹이 반복되나

이번 사건은 OpenAI가 영업비밀 침해 혐의로 법정에 선 첫 사례가 아니다. 일론 머스크의 xAI도 2025년 OpenAI가 전직 xAI 직원을 통해 Grok 관련 영업비밀을 빼냈다고 소송을 냈다. 그러나 2026년 6월 연방법원은 xAI가 OpenAI의 지시와 인지, 실제 비밀 전달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xAI 사건의 기각은 Apple 사건에도 중요한 교훈을 준다. 경쟁사 직원을 채용했고 면접에서 과거 업무를 설명했다는 사실만으로는 영업비밀 탈취가 성립하지 않는다. Apple은 OpenAI가 어떤 자료를 누구로부터 어떻게 취득했고, 이를 어떤 제품 개발에 사용했는지 더 구체적으로 증명해야 한다.

반대로 Apple 소장에는 회사 노트북, 퇴직 뒤 내부망 접근, 파일 다운로드, 실제 부품 반입과 공급업체 접촉 등 xAI 사건보다 구체적인 행위가 포함됐다고 보도됐다. 이것이 사실로 입증된다면 단순 인재 스카우트 논쟁을 넘어설 수 있다.

OpenAI가 정말 잘못했다면 어떤 대가를 치르나

Apple은 금전배상뿐 아니라 OpenAI가 Apple의 영업비밀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금지명령을 요구할 수 있다. 법원이 Apple의 주장을 인정할 경우 OpenAI의 하드웨어 제품 출시가 연기되거나 특정 설계와 제조공정을 다시 개발해야 할 수 있다. 관련 직원의 업무 배제, 보유자료 반환·삭제, 컴퓨터와 서버에 대한 포렌식 검사도 뒤따를 수 있다.

더 큰 위험은 투자와 파트너십이다. OpenAI가 경쟁사 기술을 조직적으로 가져오는 기업이라는 인식이 굳어지면 제조업체와 반도체기업, 클라우드 사업자들은 공동개발 과정에서 더 엄격한 정보장벽을 요구하게 된다.

Apple과의 ChatGPT 협력관계도 흔들릴 수 있다. Apple이 OpenAI 기술을 자사 운영체제에 계속 깊게 연결할 것인지, 다른 AI 사업자로 대체할 것인지가 새로운 변수가 된다. OpenAI가 준비하는 첫 소비자 하드웨어가 Apple의 미공개 기술과 연결됐다는 인상을 받으면 제품 자체도 법적 불확실성을 안고 출시된다.

OpenAI는 뭘 그렇게 잘못했나

현재까지 법적으로 확정된 답은 없다. Apple이 소송을 제기했고 OpenAI는 이를 부인했다. 전직 직원들의 구체적인 행위와 OpenAI 경영진의 관여 여부는 증거개시와 재판을 통해 가려져야 한다. 그러나 Apple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OpenAI의 잘못은 명확하다. Apple 출신 인재를 채용한 것이 잘못이 아니다. 그 인재들에게 전 직장의 비밀 자료와 부품을 가져오도록 요구한 것이 잘못이다.

새로운 AI 기기를 만들려 한 것이 잘못이 아니다. 경쟁사의 미공개 설계와 공급망 공정을 개발시간을 단축하는 도구로 사용했다면 그것이 잘못이다. 퇴사자의 경험을 존중한 것이 잘못이 아니다. 퇴사 뒤 내부망 접속과 파일 다운로드를 알고도 방치했다면 그것이 잘못이다. 가장 큰 잘못은 ‘인류를 위한 혁신’이라는 명분 아래 경쟁사의 지적재산을 가져오는 행위까지 혁신으로 착각했을 가능성이다.

AI 시대에도 혁신과 절도는 다르다

AI 산업은 속도로 경쟁한다. 최고의 연구자와 엔지니어,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사용자와 개발자 생태계를 먼저 확보한 기업이 시장을 장악한다. OpenAI는 소프트웨어에서 얻은 우위를 하드웨어로 확장하려 한다.

하지만 속도가 법적 경계를 지워주지는 않는다. 회사를 옮긴 사람은 자신의 능력과 경험을 가져갈 수 있다. 경쟁사는 그 사람을 채용해 더 나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이것이 혁신이다. 그러나 기밀 문서와 미공개 부품, 공급업체 정보와 제조공정까지 가져갈 수는 없다. 그것은 혁신이 아니라 탈취가 될 수 있다.

Apple도 이번 소송을 이용해 퇴직자의 머릿속 지식까지 통제하려 해서는 안 된다. 영업비밀의 범위를 지나치게 넓히면 인재 이동과 산업발전을 가로막을 수 있다. 결국 법원이 가려야 할 선은 분명하다. OpenAI는 Apple 출신 인재의 능력을 고용한 것인가. 아니면 그들이 가진 Apple의 비밀까지 고용한 것인가.

AI 시대에도 천재를 데려오는 것과 남의 설계도를 가져오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다. OpenAI가 그 차이를 무시했다면, 이번 소송은 차세대 AI 기기의 출발선이 아니라 가장 값비싼 경고장이 될 수 있다.

참고문헌

  1. Reuters, “Apple sues OpenAI, two former employees for trade secrets theft,” 2026년 7월 10일.
  2.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연방법원, Apple Inc. v. Liu et al., 사건번호 5:26-cv-07078, 2026년 7월 10일.
  3. The Verge, “Apple sues OpenAI for allegedly stealing hardware secrets,” 2026년 7월 10일.
  4. Barron’s, “Apple Sues OpenAI and Former Employees, Alleging Theft of Trade Secrets—and a Laptop,” 2026년 7월 10일.
  5. MarketWatch, “Apple sues OpenAI for alleged theft of confidential info,” 2026년 7월 10일.
  6. TechCrunch, “Apple sues OpenAI over alleged trade secret theft,” 2026년 7월 10일.
  7. The Guardian, “Apple sues OpenAI, alleging artificial intelligence company stole trade secrets,” 2026년 7월 10일.
  8. 9to5Mac, “Apple sues OpenAI, accuses ex-employees of stealing trade secrets,” 2026년 7월 10일.
  9. Reuters, “US judge dismisses Musk’s xAI trade secret lawsuit against OpenAI,” 2026년 6월 15일.
  10. Reuters, “Musk’s xAI accuses rival OpenAI of stealing trade secrets,” 2025년 9월 25일.

Socko/Gh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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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은 뭘 그렇게 잘못했나?…트럼프 “암살 시 1,000발”, 테헤란이 자초한 파괴적 청구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경고와 미국의 국가안보 위협 분석을 표현한 국제뉴스 썸네일
트럼프 대통령의 '1000발 미사일' 경고를 계기로 미국이 이란
을 국가안보 위협으로 규정하는 핵심 배경을 분석했다./axio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향해 전례 없이 노골적인 보복 경고를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6년 7월 1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이 자신을 암살하거나 암살을 시도할 경우를 대비해 “1,000발의 미사일이 장전돼 이란을 겨누고 있으며, 즉시 수천 발이 더 뒤따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언론은 트럼프가 이란에 대한 대규모 보복 공격을 군에 지시해두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대통령이 사망한 뒤 공격이 자동으로 실행되는 이른바 ‘데드맨 스위치’는 존재하지 않으며, 실제 군사행동은 대통령직을 승계한 차기 최고통수권자의 결정과 법적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번 경고는 단순한 트럼프식 허풍으로만 보기 어렵다. 미국 사법당국은 이란 혁명수비대와 연결된 인물들이 트럼프를 비롯한 미국 정치인과 반체제 인사를 살해하려 했다는 사건을 여러 차례 수사하고 기소했다. 2026년 3월에는 이란 혁명수비대 공작원으로 지목된 아시프 머천트가 미국 내 정치적 암살을 위한 청부살인과 초국경적 테러 시도 혐의로 유죄평결을 받았다. 미 법무부는 그가 2024년 혁명수비대의 지시를 받아 미국에서 암살 계획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이란은 도대체 무엇을 그렇게 잘못했기에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1,000발’이라는 섬뜩한 경고를 받게 됐는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이 모두 정당했다는 뜻은 아니다. 트럼프의 위협이 국제법상 적법하다는 결론도 아니다. 그러나 이란 정권이 오랜 기간 국가기관과 혁명수비대, 대리무장세력을 동원해 암살·테러·핵 위협·해상교통 방해를 외교수단처럼 사용해온 책임까지 지울 수는 없다.

첫 번째 잘못, 외국 지도자 암살을 국가 보복 수단으로 삼았다

이란이 가장 먼저 답해야 할 문제는 미국 영토와 제3국에서 벌인 정치적 암살 공작이다.

미 법무부는 2024년 11월 이란에 거주하는 파르하드 샤케리와 미국 내 공범들을 기소하면서, 샤케리가 혁명수비대로부터 트럼프 암살 계획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기소장은 수사기관의 혐의 제기이므로 유죄가 확정된 사실과는 구분해야 한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이란 혁명수비대의 트럼프 암살 계획을 단순한 정치적 선전이 아니라 구체적인 형사사건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 사건만 있는 것도 아니다.

미국은 2022년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소속 샤람 푸르사피가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살해하기 위해 30만 달러를 제시한 혐의로 기소됐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이 공작이 2020년 미군의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제거에 대한 보복으로 추진됐다고 판단했다.

이란 정부와 연계된 세력이 미국 내 반체제 언론인 마시 알리네자드를 납치하거나 살해하려 했다는 사건도 이어졌다. 미국 법원에서는 이란 정부가 비판적인 언론인을 제거하기 위해 범죄조직과 청부살인자를 동원했다는 혐의로 관련자들에게 유죄판결과 중형이 선고됐다.

외국 정부가 전직 장관이나 언론인, 대통령 후보를 자국 영토 밖에서 살해하려 한다면 이는 단순한 첩보전이 아니다. 상대국의 주권과 사법질서를 직접 침해하는 국가폭력이다.

이란이 미국의 솔레이마니 제거 작전을 불법 암살이라고 비판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 보복으로 미국 민간사회 안에 살인조를 투입한다면 스스로 비판하던 국가암살을 그대로 반복하는 셈이다.

두 번째 잘못, 구호와 장례식에서 암살을 정치문화로 만들었다

최근 이란 지도부와 국영매체에서는 트럼프에 대한 보복과 암살을 촉구하는 강경 발언이 다시 등장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사망 이후 후계 지도부는 복수를 국가적·종교적 의무로 규정했고, 장례 행사와 관제 집회에서는 트럼프를 겨냥한 살해 구호가 나왔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시위대의 구호 하나를 곧바로 정부의 암살 명령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 그러나 국영방송과 정권 핵심 관계자들이 이런 위협을 방치하거나 조장한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국가가 정치적 암살을 ‘순교’, ‘복수’, ‘정의’의 언어로 포장하면 실제 공작을 수행하려는 조직과 개인에게 허가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

트럼프의 ‘1,000발’ 위협은 위험하고 과도하다. 그러나 이란 지도부가 먼저 암살 가능성을 정치적 압박 수단으로 이용했다면 미국 대통령이 이를 실제 국가안보 위협으로 받아들이게 된 배경도 함께 살펴야 한다.

세 번째 잘못, 혁명수비대와 대리무장세력으로 책임을 분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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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지역전략은 정규군끼리 직접 싸우는 전통적 전쟁과 다르다.

혁명수비대와 쿠드스군은 레바논 헤즈볼라, 이라크 친이란 민병대, 예멘 후티 반군을 비롯한 여러 무장세력을 지원해왔다. 무기와 훈련, 자금은 이란에서 나오지만 공격은 대리세력의 이름으로 실행되는 구조다.

미국은 2026년에도 이란과 연계된 이라크 민병대 지휘관들이 미군과 민간시설을 겨냥한 공격을 계획하거나 실행했다며 제재와 형사조치를 이어갔다. 미 법무부는 이란 혁명수비대와 연계된 카타이브 헤즈볼라 고위 인사가 미국과 유럽에서 약 20건의 공격 또는 공격 시도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됐다고 밝혔다.

물론 미국 국무부와 법무부 자료는 미국 정부의 법적·정책적 판단이다. 이란은 이를 미국의 정치적 프레임이라고 반박한다.

그러나 공격을 지시하거나 자금을 댄 국가가 “실행자는 우리가 아니다”라고 주장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대리전 전략은 중동의 충돌을 끊임없이 확대했다. 공격 주체가 불분명해질수록 오판과 보복의 범위도 넓어진다.

이란이 대리세력을 통해 비용은 낮추고 영향력은 확대하는 동안, 이라크·레바논·예멘의 국민들은 전쟁과 경제붕괴의 대가를 치렀다.

네 번째 잘못, 핵 개발 의혹을 투명하게 해소하지 않았다

이란은 자국 핵 프로그램이 평화적 목적이라고 주장해왔다. 핵확산금지조약 가입국으로서 민간 핵에너지를 개발할 권리가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권리에는 사찰과 신고 의무가 따른다.

국제원자력기구는 2026년 보고서에서도 이란이 일부 핵시설에 대한 접근과 검증에 충분히 협조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IAEA는 2026년 1월에도 이란에 영향을 받지 않은 핵시설과 관련 장소에 대한 검증을 허용하라고 재차 요구했다. 이후 군사충돌로 현장 검증 활동이 중단되면서 이란 핵물질과 시설 상태를 완전히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다.

IAEA 이사회는 2026년 6월 이란에 사찰 협력을 촉구하는 결의를 채택했다. 핵무기를 만들었다는 확정적 증거와 사찰 협력이 불충분하다는 사실은 구분해야 한다. 그러나 이란이 평화적 핵 프로그램을 주장하려면 국제사회가 이를 검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사찰을 제한하고 시설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으면서 “우리를 믿으라”고 말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이란은 핵무기를 실제로 보유했기 때문에 공격받은 것만은 아니다. 핵 의도를 검증할 수 없는 불투명성을 오랫동안 유지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다섯 번째 잘못, 호르무즈 해협을 세계경제의 인질로 삼았다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만의 바다가 아니다.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 수송의 핵심 통로이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경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최근 미국과 이란의 휴전이 무너지면서 이란은 민간 선박을 공격하고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을 제한하려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미국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 내 목표물을 다시 공격했고, 이란은 걸프 지역의 미군 시설을 겨냥해 대응했다. 유엔은 2026년 7월 재개된 충돌로 호르무즈 해협의 상선 운항이 다시 사실상 마비에 가까워졌다고 전했다.

이란은 자국 해역과 안보를 지킬 권리가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의 제재와 군사압박이 이란 경제를 질식시키고 있다는 반론도 있다.

하지만 민간 선박과 국제 항로를 보복 수단으로 삼는 순간 피해는 미국 정부가 아니라 전 세계 소비자와 선원에게 돌아간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도 2026년 이란의 선박 공격과 통항 방해를 비판하며 자유로운 항해를 복원할 것을 요구했다.

호르무즈를 닫겠다는 위협은 군사전략일 수는 있어도 책임 있는 국가의 외교는 아니다.

여섯 번째 잘못, 국민의 생존보다 체제의 복수를 앞세웠다

이란 정권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을 국가 존립에 대한 위협으로 규정한다. 실제로 이란의 도시와 핵시설, 군사시설이 공격받았고 민간인 피해도 발생했다.

그러나 체제를 지키기 위한 복수전이 이란 국민의 생존보다 우선될 수는 없다.

장기간의 제재와 전쟁은 통화가치, 물가, 의료품, 에너지 인프라와 고용을 무너뜨린다. 이란 지도부가 해외 암살과 대리전, 해상봉쇄에 자원을 투입할수록 평범한 이란 국민은 더 가난해지고 고립된다.

이란 국민과 이란 정권을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

트럼프가 “이란을 완전히 파괴하겠다”고 위협할 때 실제 미사일 아래 놓이는 사람은 암살 공작을 설계한 혁명수비대 지휘부만이 아니다. 테헤란과 지방도시에 사는 일반 시민들이다.

이란 정권의 잘못을 비판하면서도 이란 국민 전체에 대한 집단적 보복을 정당화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그렇다면 트럼프의 ‘1,000발’은 정당한가

이란이 미국 대통령을 암살하려 한다면 미국은 이를 방어하고 책임자를 제거할 권리가 있다. 국가원수 암살은 무력공격 또는 중대한 테러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

그러나 “암살 시 이란 전역을 1,000발로 파괴하겠다”는 위협은 별개의 문제다.

국제법상 자위권 행사는 필요성과 비례성 원칙을 충족해야 한다. 암살 공작에 관여한 시설과 지휘부를 공격하는 것과 이란 전역을 파괴하겠다고 위협하는 것은 같은 차원이 아니다.

공격 대상과 군사적 목적을 구분하지 않은 대규모 미사일 보복은 민간인 집단처벌과 무차별 공격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트럼프의 발언은 억지력을 높이기 위한 극단적 경고일 수 있다. 이란 지도부에 “대통령 암살은 정권의 종말로 이어질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내려는 것이다.

그러나 억지와 도발은 종이 한 장 차이다.

상대가 오판하거나 비국가세력이 독자적으로 공격을 감행하면, 사실관계가 확인되기도 전에 수천 발의 미사일이 발사되는 재앙이 벌어질 수 있다.

미국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란의 공격성과 불투명성을 지적한다고 해서 미국의 중동정책이 면책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은 2020년 이라크 영토에서 솔레이마니를 제거했고, 이란은 이를 국가 지도급 인사에 대한 불법 암살로 규정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으로 이란 최고지도자와 핵·군사 관계자들이 사망한 이후 이란 내부의 복수 여론은 더욱 거세졌다.

미국은 이란의 대리전과 핵 위협을 이유로 공격했다고 설명하지만, 정권 수뇌부를 제거하고도 지역질서와 전후 안정 계획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또 다른 복수와 테러를 키울 수 있다.

이란의 잘못이 미국의 무제한 공격권을 의미하지 않는다. 미국의 군사적 우위가 곧 국제법적 정당성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이란은 뭘 그렇게 잘못했나”에 대한 답

이란 정권은 미국과 이스라엘에 맞섰다는 이유만으로 잘못한 것이 아니다. 외국 지도자와 반체제 인사에 대한 암살을 기획하고, 혁명수비대와 범죄조직을 이용해 해외에서 살인을 실행하려 한 혐의를 받아왔다.

대리무장세력을 지원해 공격은 확대하면서 국가 책임은 부인했다. 핵 프로그램의 평화적 성격을 주장하면서 국제원자력기구가 이를 충분히 검증할 수 있도록 협조하지 않았다. 호르무즈 해협과 민간 선박을 군사·경제적 보복 수단으로 이용해 세계 에너지 시장을 흔들었다.

무엇보다 이란 국민의 삶보다 정권의 복수와 체제 생존을 앞세웠다. 이것이 이란 정권이 잘못한 일이다. 그러나 이란 정권의 범죄와 오판 때문에 이란 국민 전체가 1,000발의 미사일을 맞아야 한다는 결론은 성립하지 않는다.

1,000발보다 더 강한 선택

트럼프에게 필요한 것은 더 큰 숫자가 아니다. 이란 암살 공작의 지휘자와 자금망을 공개하고, 국제사법 공조를 통해 체포하며, 혁명수비대 금융망과 무기 공급망을 정밀하게 차단하는 것이 먼저다.

IAEA 사찰 복귀와 핵물질 검증, 호르무즈 자유항행, 대리세력 무장지원 중단을 협상의 명확한 조건으로 제시해야 한다.

이란도 트럼프 암살 위협과 복수 구호를 즉각 중단하고, 해외 암살 공작에 관여한 책임자들을 국제조사에 넘겨야 한다. 핵시설과 물질에 대한 완전한 사찰을 허용하고 민간 선박을 공격하지 않겠다는 보장도 내놓아야 한다.

암살이 성공하면 국가를 없애겠다는 위협과, 지도자가 죽었으니 상대 지도자를 반드시 죽이겠다는 복수는 모두 같은 파괴의 언어다. 이란이 잘못한 것은 힘이 약해서가 아니다. 암살과 대리전, 핵의 불투명성, 해상봉쇄를 정상적인 국가정책으로 사용한 것이다. 트럼프가 잘못할 수 있는 지점도 분명하다. 그 범죄에 대한 책임을 정권 핵심이 아니라 9천만 이란 국민 전체에게 묻는 순간이다.

암살 공작에는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 그러나 1,000발의 미사일보다 강한 것은 책임자를 정확히 찾아내고, 국민과 정권을 구분하며, 전쟁 없이도 다시는 암살을 꿈꾸지 못하게 만드는 국제적 포위망이다.

참고문헌

  • 미국 법무부(Department of Justice): 이란 관련 암살 모의 기소 자료
  • 미국 재무부(U.S. Treasury): 이란 제재 프로그램
  • 미국 국무부(U.S. Department of State): 이란 혁명수비대(FTO) 지정 관련 자료
  •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란 핵 프로그램 관련 보고서
  • 백악관 및 트럼프 대통령 공식 발언 자료(해당 경고 발표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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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규백은 뭘 그렇게 잘못했나?…‘삼형제 추문’은 동명이인, 탈영 의혹은 왜 기록을 못 내놓나


안규백 국방부 장관의 탈영 의혹과 1982년 동명이인 추문을 비교 분석한 뉴스 썸네일
1982년 추문 기사 속 인물은 가족관계와 연령상 동명이인일 가능성이 높지만, 안규백
 장관의 22개월 병적기록과 추가복무는 여전히 공개 검증이 필요하다./gimages


안규백 국방부 장관을 둘러싸고 성격이 전혀 다른 두 가지 의혹이 동시에 확산하고 있다. 하나는 1982년 신문에 보도된 이른바 ‘삼형제 추문 사건’의 당사자가 현재의 안규백 장관이라는 주장이고, 다른 하나는 안 장관이 방위병 복무 당시 장기간 군무이탈, 이른바 탈영을 했다는 의혹이다.

그러나 두 의혹을 같은 무게로 다뤄서는 안 된다. 현재까지 공개된 가족관계와 나이를 대조하면 1982년 사건 속 안규백은 국방부 장관과 다른 동명이인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반면 병역 문제는 안 장관과 국방부가 탈영 의혹을 명백한 허위라고 반박하면서도 의혹의 출발점인 병적기록 원본을 공개하지 않아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사실이 아닌 의혹을 거둬들이는 것과 해명되지 않은 공적 의혹을 끝까지 검증하는 것은 모순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이 안규백 장관을 둘러싼 논란을 가장 공정하고 날카롭게 다루는 방법이다.

1982년 추문 기사 속 ‘안규백’은 누구인가

최근 온라인에서는 1982년 한 신문에 보도된 삼형제 성범죄 사건의 관련자 가운데 ‘안규백’이라는 이름이 등장한다며, 이를 현재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연결하는 게시물이 확산했다.

기사에 동명이인이 등장한다는 사실만으로 동일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름뿐 아니라 출생연도, 가족 구성, 형제 이름, 거주지, 학력, 직업과 같은 신원 정보가 일치해야 한다.

안규백 장관의 2017년 모친상 부고에는 형제들이 안규호, 안규백, 안재형으로 기록돼 있다. 형 안규호 씨는 당시 전남 장성 백암중학교 교사, 동생 안재형 씨는 네이처휴먼모기지 대표로 소개됐다. 형제 가운데 안규호와 안규백은 ‘규’자를 공유하고 있으며, 실제 가족 구성도 공개적으로 확인된다.

반면 온라인에서 회람되는 1982년 기사 속 삼형제의 이름과 연령은 이러한 가족관계와 맞지 않는다는 반론이 제기됐다. 특히 문제의 기사에서 막내동생은 당시 20세로 적혀 있지만, 안규백 장관의 실제 남동생은 1971년생으로 확인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자료가 정확하다면 1982년 당시 실제 동생은 열한 살에 불과하므로 기사 속 20세 막내와 동일인일 수 없다.

이 가운데 가장 강력한 반박 자료는 항렬자나 직업이 아니라 동생의 출생연도다. 항렬자는 가정마다 사용 방식이 다르고 개명 가능성도 있어 보조 정황에 그친다. 형이 교사로 임용됐다는 사실 역시 과거 범죄가 절대로 없었다는 직접 증거는 아니다.

그러나 가족 중 막내의 실제 나이가 기사와 8년 이상 차이 난다면 동일인설은 사실상 성립하기 어렵다. 현재 공개된 부고와 가족관계 자료를 기준으로 보면 1982년 추문 기사 속 안규백은 국방부 장관과 다른 동명이인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학력고사 직후 범행설도 결정적 증거는 아니다

동일인설을 반박하는 과정에서는 범행 시기와 대학입학 학력고사 일정도 제시됐다. 문제의 범행이 1981년 11월 무렵 발생했고, 안 장관이 당시 고등학교 3학년이었다면 학력고사 직후 불과 며칠 사이에 큰형이 계획한 범행에 가담했다는 주장은 현실성이 낮다는 것이다.

이 대목은 정황상 참고할 수 있지만 ‘정신적·체력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시험 직후 범죄가 논리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동일인 여부를 판단할 때는 시험 일정이 아니라 출생연도와 가족관계처럼 객관적으로 검증 가능한 자료를 중심에 놓아야 한다.

결론적으로 1982년 사건은 안규백 장관을 공격하는 핵심 자료로 사용하기 어렵다. 오히려 신원이 다른 사람의 범죄를 공직자에게 덮어씌운다면 정당한 검증이 아니라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문제로 전환될 수 있다.

그러나 방위병 ‘22개월 기록’은 실재하는 의문이다

병역 의혹은 다르다. 안규백 장관은 1983년 11월 5일 방위병으로 입대해 1985년 8월 31일 소집해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방위병의 통상 복무기간이 약 14개월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기록상 복무기간은 약 22개월로 8개월가량 길다. 야권과 의혹 제기자들은 이 추가 기간이 장기간 군무이탈과 구금, 연장복무 때문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청렴사회를 위한 공익신고센터 김영수 센터장은 안 장관이 방위병으로 복무하던 당시 약 7개월 동안 부대를 이탈해 서울에서 대학에 다녔고, 이후 헌병대에 붙잡혀 구금과 추가복무를 했다는 취지의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안 장관이 인사청문회에서 군무이탈 사실이 없다고 답변한 것이 허위라며 고발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현재 이는 고발인 측의 주장으로, 수사기관의 확정된 판단은 아니다.

안 장관과 국방부의 설명은 정반대다. 안 장관은 1985년 1월 정상적으로 소집해제돼 대학에 복학했으며, 복무 중 군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은 기간이 근무일수에서 빠졌다는 통보를 뒤늦게 받아 방학 중 추가 복무를 했다고 해명했다. 조사 이유에 대해서는 안 장관의 어머니가 부대 병사들에게 무료로 점심을 제공한 일이 지역에서 문제가 됐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국방부는 2026년 7월 10일 안 장관의 탈영 의혹을 “명백한 허위”라고 공식 반박했다. 병적기록에 오류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장관 재임 중 직접 정정을 청구할 경우 국방부가 장관을 위해 기록을 고친다는 오해가 생길 수 있어 퇴임 후 정정 청구를 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퇴임 후 정정”은 해명인가, 의혹 유예인가

국방부의 설명은 이해할 대목도 있다. 현직 국방부 장관이 재임 중 자신의 병적기록을 정정하면 이해충돌 또는 특혜 시비가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이 문제는 기록을 ‘고치는 것’과 기록을 ‘공개하는 것’을 구분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장관에게 유리하게 기록을 수정하는 일이 아니라, 현재 존재하는 병적기록과 관련 근거자료를 개인정보 침해가 없는 범위에서 국민에게 설명하는 것이다.

병적기록이 행정착오라면 무엇이 어떻게 잘못 기재됐는지, 22개월이라는 기간이 어떤 계산으로 나왔는지, 1985년 1월 소집해제와 8월 소집해제 기록이 왜 충돌하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더구나 국방부의 최근 해명 과정에서는 추가복무 기간을 처음에는 약 30일이라고 설명했다가 이후 ‘며칠 동안’으로 정정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추가복무가 군 수사기관의 조사기간과 직접 연관됐는지, 단순 출근일수 부족 때문이었는지에 대해서도 설명이 명확하게 일치하지 않았다.

이런 설명의 불일치는 실제 탈영을 입증하는 증거는 아니다. 그러나 병적기록이 잘못됐다는 국방부의 주장을 국민이 그대로 신뢰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소는 된다.

핵심은 ‘8개월 전부를 추가복무했느냐’가 아니다

병적기록상 복무기간이 22개월이라고 해서 안 장관이 실제로 22개월 동안 매일 부대에 출근했다는 뜻은 아닐 수 있다. 소집해제 행정처리가 늦어졌거나, 복학 기간과 추가복무 기간이 서류상 이어져 기록됐을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22개월 기록만으로 7개월간 탈영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군무이탈을 입증하려면 당시 부대의 출근부, 근무일지, 군 수사기관 기록, 구금 기록, 징계 또는 군사법 절차 자료가 필요하다.

따라서 현재 가장 정확한 표현은 ‘안규백 장관의 탈영이 확인됐다’가 아니라, ‘통상 복무기간보다 약 8개월 긴 병적기록과 해명 사이에 해소되지 않은 간극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국방부 장관에게는 일반인보다 높은 설명 책임이 있다

안규백 장관은 일반 공직자가 아니다. 병역 의무와 군 기강, 장병의 징계와 인사, 국방행정을 총괄하는 국방부 장관이다.

군무이탈 의혹이 사실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병적기록이 왜 통상적인 기록과 다르게 남았는지를 국민에게 명확하게 설명할 책임이 있다. 군 복무기록에 오류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퇴임 뒤에야 바로잡겠다는 입장은 법적으로 가능할 수 있지만 정치적 책임까지 해소하지는 못한다.

장병이나 일반 국민에게 병역기록은 취업, 자격, 신원조회와 사회적 신뢰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자료다. 국방부가 일반 병사의 기록 오류에는 엄격하면서 장관의 기록에 대해서만 “행정착오”라고 설명한 뒤 공개 검증을 피한다면 이중잣대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안규백에게 정말 물어야 할 일곱 가지

첫째, 1983년 11월 5일 입대 후 정상 소집해제 예정일과 실제 행정상 소집해제일은 각각 언제인가.

둘째, 안 장관이 1985년 1월 소집해제됐다고 주장한다면 병적기록에는 왜 같은 해 8월 31일까지 복무한 것으로 남아 있는가.

셋째, 군 수사기관이 안 장관을 조사한 정확한 기간과 사유는 무엇인가.

넷째, 조사기간이 복무일수에서 제외됐다는 당시 법적·행정적 근거는 무엇인가.

다섯째, 추가복무 기간은 30일인가, 며칠인가, 아니면 그보다 긴 기간인가.

여섯째, 대학 복학 기간과 군 복무기간이 서류상 중복된 이유는 무엇인가.

일곱째, 탈영이 명백한 허위라면 병적기록표, 복학증명서, 당시 부대 출근기록 및 군 조사기록 가운데 공개 가능한 자료를 왜 지금 제시하지 않는가.

허위 추문은 거두고 병적기록은 공개하라

안규백 장관을 비판하려면 사실로 비판해야 한다. 1982년 삼형제 사건의 동명이인을 현재의 안규백 장관과 동일인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현재 확인된 가족관계와 연령 자료에 비춰 신빙성이 낮다. 다른 사람의 범죄를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현직 장관에게 덮어씌우는 것은 정치적 검증이 아니다.

그러나 병역 의혹은 이름이 같아서 생긴 오해가 아니다. 안 장관 본인의 병적기록에 통상보다 약 8개월 긴 기간이 남아 있고, 군 수사기관 조사와 추가복무에 관한 설명도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다.

안 장관이 정말 병무행정의 피해자라면 기록 공개는 자신을 보호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다. 병적기록 오류가 명백하다면 국민도 이를 이해할 수 있다. 반대로 공개 가능한 자료조차 내놓지 않은 채 “탈영은 허위”라는 말만 반복하면 의혹은 정치적 공방을 넘어 국방행정에 대한 신뢰 문제로 번질 수밖에 없다.

안규백이 뭘 그렇게 잘못했느냐는 질문에 지금 당장 탈영이라고 답할 수는 없다.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방부 장관이 자신의 병적기록에 관한 합리적 의문을 원자료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한 정치적 잘못이다. 억울한 동명이인 의혹은 벗겨줘야 한다. 대신 본인의 기록에서 시작된 의혹은 본인의 자료로 끝내야 한다.

참고문헌

  1. 연합뉴스, 「[부고]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모친상」, 2017년 9월 28일.
  2. 비즈니스포스트, 「[부음] 양민오 모친, 안규백 모친」, 2017년 9월 28일.
  3. 월간조선, 「안규백 국방장관, ‘방위 시절 탈영’ 의혹 허위발언 혐의로 고발」, 2026년 7월 1일.
  4. YTN, 「국방부 ‘안규백 장관 정상 복무…이미 충분히 소명’」, 2026년 7월 9일.
  5. 경향신문, 「국방부 ‘안규백 장관 탈영 의혹, 명백한 허위…퇴임 후 병적기록 정정 청구’」, 2026년 7월 10일.
  6. 헤럴드경제, 「‘당당하면 까보자’…안규백 병적 의혹 전면전」, 2026년 7월 11일.
  7. 천지일보, 「안규백 병역 의혹 계속…국방부 해명에도 추가복무 기간 혼선」, 2026년 7월 10일.
  8. 조선일보, 「병적기록 공개 않는 안규백…국방부 ‘퇴임 후 기록 정정’」, 2026년 7월 10일.
  9. 자유일보, 「안규백 국방장관, 병역 의혹에 왜 해명하지 않나」,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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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는 뭘 그렇게 잘못했나?...IT 전문가가 선관위에 던진 일곱 질문

 

IT 전문가의 선거 전산망 검증 요구와 선관위 및 여야 정치권의 공방을 표현한 뉴스 썸네일
올림픽공원 재선거 요구를 둘러싸고 정치권이 부정선거와 음모론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IT 전문가들은 전산로그 공개, 독립 보안감사와 대만식 현장
 수개표 등 검증 가능한 선거제도를 요구하고 있다./gimages



서울 올림픽공원 앞에서 시작된 재선거 요구가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출발점은 거대한 음모론이 아니었다. 6·3 지방선거 당일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투표가 지연되거나 중단된 실제 사고였다.

이후 시민들은 투표함과 투표지가 보관된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주변에 모여 진상 규명과 재선거, 당일투표와 수개표를 요구했다. 6월 27일에는 시위가 23일째 이어졌고, 현장에서는 “부정선거 재선거”와 “당일투표 수개표” 등의 구호가 나왔다.

정치권은 곧바로 둘로 갈렸다. 국민의힘 일부 인사들은 참정권 침해와 재선거 필요성을 주장했고, 더불어민주당은 투표지 이송을 막는 현장 시위를 비판하며 정치적 이익을 위한 선동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당은 올림픽공원에 보관된 투표함을 선관위로 이송해야 한다며 시민들의 협조를 요청했고, 장동혁을 비롯한 야권 인사들의 재선거 주장을 정치적 행동으로 규정했다.

그러나 양당이 ‘부정선거냐 음모론이냐’를 놓고 싸우는 동안 정작 IT 전문가들이 던진 질문은 정치권의 언어와 달랐다.

“조작이 있었다고 믿으라는 것이 아니라, 조작 여부를 누구나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라는 것이다.”

IT 전문가들이 말하는 것은 ‘조작 확정’이 아니라 ‘검증 가능성’이다

일부 IT·보안 전문가들은 선거 전산시스템의 위험을 설명하며 통합선거인명부, 사전투표 관리, 개표 결과 전송, 중앙집계 서버, 관리자 권한과 접속기록을 핵심 검증 대상으로 지목한다.

이들의 주장은 모든 선거가 조작됐다는 결론과는 다르다. 전산시스템은 설계와 운영 권한을 가진 소수의 내부자에게 집중될 수 있고, 외부에서는 프로그램의 작동 과정과 데이터 변경 이력을 직접 볼 수 없기 때문에 독립적인 감사와 원본 대조 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경고다.

통합선거인명부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확정된 선거인명부의 전산자료 복사본을 이용해 하나의 명부로 작성된다. 중앙선관위는 동일인이 두 번 이상 투표하지 못하도록 기술적 조치를 해야 하며, 통합명부 자체는 전산조직을 이용해 운영된다.

전문가들이 문제 삼는 지점은 통합명부가 실제로 조작됐다는 확정적 증거가 아니라, 명부의 생성과 수정, 접속, 조회 과정이 일반 유권자나 외부 참관인에게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종이 명부에서는 유권자의 서명과 투표 여부를 사람이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전산 명부는 관리자 권한과 로그, 서버 기록을 신뢰해야 한다. 누가 언제 어떤 자료를 수정했는지에 대한 불변 로그가 남고, 정당과 외부 전문가가 이를 독립적으로 검사할 수 있어야 의혹을 기술적으로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선관위 전산망에 취약점이 있었다는 것은 이미 확인됐다

선거 전산시스템의 위험이 단순한 상상만은 아니라는 근거도 있다.

국가정보원과 선관위, 한국인터넷진흥원은 2023년 합동 보안점검을 실시한 뒤 투·개표 시스템의 해킹 취약점과 선관위의 사이버 보안관리 부실을 확인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점검은 시스템 취약점, 해킹 대응 실태, 기반시설 보안관리 등 세 분야에서 진행됐다.

이 점검 결과가 과거 선거에서 실제 득표수가 바뀌었다는 증거는 아니다. 국정원 역시 보안 취약점 점검과 실제 선거조작 입증은 다른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선거 결과를 관리하는 국가 핵심 전산망에 해킹 취약점이 다수 존재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선관위에는 무거운 책임이 발생한다.

국민에게는 “실제 침해 흔적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하는 것만으로 부족하다. 어떤 취약점이 발견됐고, 언제 보완됐으며, 개선된 시스템을 누가 다시 검증했는지를 보여줘야 한다.

보안 전문가의 관점에서 “침해 증거를 찾지 못했다”와 “침해가 불가능했다”는 전혀 다른 말이다. 로그가 충분히 보존되지 않았거나 감시체계가 부실했다면 침해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결론만으로 시스템의 무결성을 완전히 증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자투표가 편리하다고 반드시 안전한 것은 아니다

일부 정치권과 행정기관에서는 인력 부족, 투표용지 수급, 기표 오류, 개표 지연 같은 문제를 줄이기 위한 대안으로 전산화와 전자투표 확대를 거론한다.

그러나 선거에서 편리함과 안전성은 같은 개념이 아니다.

미국 사이버보안·인프라보안국은 선거를 뒷받침하는 물리적 시설과 사이버시스템 모두를 핵심 기반시설로 보고 별도의 선거보안 체계를 운영한다. 선거 장비와 네트워크가 연결될수록 악성코드, 계정 탈취, 데이터 변조, 서비스 장애와 공급망 공격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자투표가 100% 디지털 데이터로만 존재한다면 사후 검증의 기준도 프로그램과 전산기록에 의존하게 된다. 프로그램과 서버를 의심하는 시민에게 같은 프로그램에서 나온 로그만 제시한다면 의혹을 해소하기 어렵다.

따라서 전자시스템을 활용하더라도 유권자가 직접 확인한 종이 투표지, 현장 집계표, 정당 참관인이 확인한 기록처럼 전산망과 독립된 검증 수단을 반드시 남겨야 한다.

한국은 현재 종이 투표지를 사용하고 있으며 투표지분류기가 후보별로 분류한 뒤 사람이 다시 확인하는 절차를 운영한다. 이를 곧바로 ‘완전 전자투표’라고 부를 수는 없다.

다만 선거인명부와 사전투표 관리, 장비 운영, 개표 결과 집계와 전송에 전산시스템이 폭넓게 사용되는 만큼, 실물 투표지와 전산결과를 연결하는 감사 절차를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선관위는 왜 “믿어달라”는 방식으로 대응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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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는 그동안 부정선거 의혹에 대해 실제 조작 증거가 없고 투·개표 과정은 정당 참관인과 선거사무원, 수검표 절차를 통해 관리된다는 입장을 반복해왔다.

허위 주장이 광범위하게 확산하면 선거관리기관이 사실관계를 바로잡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선관위 대응의 가장 큰 문제는 시민들의 질문을 “부정선거가 있었느냐”라는 하나의 결론으로만 좁혔다는 점이다.

IT 전문가와 시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구체적 자료다.

선거인명부에 누가 접속했는가. 변경 기록은 얼마나 오래 보존되는가. 관리자 계정은 어떻게 통제되는가. 선거용 장비의 프로그램은 누가 검증하는가. 개표소 결과와 중앙집계 결과를 독립적으로 대조할 수 있는가. 보안사고가 발생하면 로그가 자동으로 보존되는가.

이 질문에 대해 “조작은 없었다”는 답만 반복하면 대화가 성립하지 않는다.

시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선관위의 선의가 아니라 선관위 직원에게 악의가 있더라도 결과를 바꾸기 어려운 구조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서 다시 드러난 대응의 한계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선관위 불신을 다시 폭발시킨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선거에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물품인 투표용지가 부족했다는 것은 전산조작 여부와 무관하게 선거관리 실패다. 유권자가 투표소에 도착했는데 용지가 없어 기다리거나 돌아가야 했다면 참정권이 실질적으로 침해된 것이다.

이후 국회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선거관리 개혁을 다루기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를 구성했고, 특위 위원들은 송파구 선관위와 올림픽공원 현장을 조사했다.

중앙선관위는 뒤늦게 올림픽공원에 보관된 약 247만 표를 공개적으로 검증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국회에 보고했다. 현행법상 선관위가 직권으로 재검표할 근거는 없지만 국정조사특위 의결을 거쳐 투표지 검증 형식으로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예상 비용 약 5천만 원도 선관위가 부담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공개 검증을 검토한 것은 늦었지만 필요한 변화다.

그러나 선관위가 처음부터 투표지 보존과 공개 검증, 독립 조사 일정을 제시했다면 시민들의 불신이 장기간 현장 봉쇄와 재선거 요구로 번지는 것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민주당은 왜 모든 문제를 ‘음모론’으로 돌리나

더불어민주당은 올공 시위 과정의 과격한 구호와 투표함 이송 방해, 일부 참가자들의 근거 없는 부정선거 주장을 비판했다.

실제 증거 없이 특정 정당이나 후보가 전산을 조작했다고 단정하는 행위는 선거의 정당성을 훼손할 수 있다. 폭력이나 시설 점거, 공무집행 방해 역시 허용될 수 없다.

그러나 시민 집회 전체를 부정선거 음모론으로 규정하면 실제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하지 못했거나 선거관리 실패에 분노한 시민들의 문제 제기까지 지워진다.

민주당이 해야 할 일은 선관위를 대신해 “아무 문제 없다”고 방어하는 것이 아니다.

선거 결과에 자신이 있다면 오히려 투표지 공개 검증, 전산로그 보존, 독립 보안감사와 현장 수개표 확대를 가장 먼저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검증을 거부할수록 의혹은 사라지지 않는다. 공개 검증을 통해 조작이 없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 민주당에도 가장 강력한 정치적 방어가 된다.

국민의힘은 왜 증거보다 ‘재선거’를 먼저 외치나

국민의힘과 보수 정치권 일부는 투표용지 부족을 참정권 침해로 규정하고 재선거와 전면적 선거검증을 주장했다.

투표 기회를 상실한 유권자가 실제로 존재한다면 책임자 문책과 법적 구제, 선거 결과에 미친 영향 조사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전체 선거를 다시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은 투표용지 부족 규모, 미투표 인원, 선거 결과에 미친 영향, 현행 선거법상 무효 사유를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설득력을 얻는다.

전산조작 가능성을 주장하면서 정작 서버 로그, 장비 분석, 투표지 대조와 같은 기술적 증거보다 정치적 구호를 먼저 내세우면 검증 요구 자체가 약해진다.

국민의힘이 해야 할 일은 막연히 “부정선거”를 외치는 것이 아니라 독립 보안감사의 범위, 로그 공개 기준, 투표소 현장 개표 시범사업, 통합선거인명부 감사 방법을 법안으로 제시하는 것이다.

정치인은 ‘부정선거’를 말하고 IT는 ‘검증’을 말한다

현재 정치권의 문제는 양쪽 모두 결론을 먼저 정해놓았다는 데 있다.

한쪽은 선거가 조작됐다고 주장하고, 다른 쪽은 조작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을 음모론자로 규정한다.

그러나 IT 보안은 믿음이나 진영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취약점이 있는가. 권한은 분리돼 있는가. 데이터 변경 이력이 남는가. 로그를 삭제할 수 있는가. 원본과 결과를 대조할 수 있는가. 제3자가 동일한 결과를 재현할 수 있는가를 묻는다.

선거 신뢰도 이 질문에 답할 때 회복된다.

정치인은 부정선거와 음모론을 놓고 싸우지만, IT 전문가는 누구도 믿지 않아도 되는 시스템을 만들라고 요구한다.

대만은 왜 아직도 현장에서 손으로 표를 세나

대안으로 자주 거론되는 것이 대만식 투표소 현장 개표다.

대만 중앙선거위원회에 따르면 모든 선거에서 유권자는 선거위원회가 제공한 기표도구로 종이 투표지에 직접 표시하며 전자투표는 사용하지 않는다.

투표가 끝나면 해당 투표소를 개표소로 전환한다. 투표함을 열고 투표지를 한 장씩 꺼내 후보 이름을 소리 내어 읽으며, 참관인과 시민들이 보는 앞에서 집계한다. 개표 완료 뒤 투표소 결과를 작성해 상급 선거기관으로 전달한다.

이 방식은 빠르거나 편리하지 않다. 많은 인력과 투표소가 필요하고 개표 실수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장점은 분명하다.

투표함을 먼 개표소로 이동하는 과정이 줄고, 시민이 실물 투표지를 직접 보며, 각 투표소의 현장 집계표와 중앙 발표를 대조할 수 있다.

대만과 한국의 투·개표 방식을 비교한 국내 연구 역시 대만의 투표소 수작업 개표가 한국의 투표지분류기 중심 방식에 대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두 나라의 투표소 수, 인력, 선거 종류와 행정 환경이 달라 전면 도입 전에 한국적 적용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재선거 공방을 끝낼 일곱 가지 대안

첫째, 통합선거인명부의 접속·조회·수정 로그를 변경 불가능한 형태로 보존하고 선거 후 여야와 독립 전문가에게 감사를 맡겨야 한다.

둘째, 사전투표자 수와 실제 투표지 수, 회송용 봉투 수를 투표소 단위로 상호 대조해 공개해야 한다.

셋째, 투표지분류기와 계수기의 프로그램, 검증 절차, 장비 봉인과 반출입 기록을 정당 추천 보안전문가가 함께 확인하도록 해야 한다.

넷째, 개표소에서 작성된 최초 집계표를 촬영·공개하고 중앙집계 결과와 자동 대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다섯째, 선관위와 이해관계가 없는 독립 보안감사위원회를 설치하고 보안점검 결과와 개선 이행률을 정기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여섯째, 일부 지역에서 대만식 투표소 현장 수개표를 시범 실시해 비용과 정확성, 개표시간, 시민 신뢰도를 현재 방식과 비교해야 한다.

일곱째, 투표용지 부족이나 장비 오류처럼 참정권 침해 사고가 발생하면 관련 문서와 CCTV, 전산로그, 통화기록을 즉시 동결하는 선거증거보존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선관위는 뭘 그렇게 잘못했나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 통합선거인명부가 조작됐다거나 전산으로 특정 후보의 득표수가 바뀌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2년 대선에서 0.73%포인트 차이로 승리한 것이 전산조작의 한계를 입증했다는 주장 역시 전문가 또는 인터뷰 당사자의 추정이지 확인된 사실은 아니다.

그러나 선관위의 잘못은 실제 조작이 입증돼야만 성립하는 것이 아니다.

선거 전산망의 취약성을 장기간 방치했고, 국민이 독립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검증 구조를 충분히 마련하지 못했다.

투표용지 부족이라는 기본적인 행정 실패로 유권자의 참정권을 위협했고, 사고 직후 원자료 공개와 독립 검증보다 기관의 해명을 앞세웠다.

시민들의 합리적인 보안 질문과 근거 없는 부정선거 단정을 구분하지 못한 채 상당 부분을 음모론으로만 취급했다.

그리고 정치권이 선거 불신을 정쟁의 도구로 소비하는 동안, 검증 가능한 선거제도를 먼저 제안하지 못했다.

선관위가 잃은 것은 단순한 행정 신뢰가 아니다. 대한민국 선거 결과를 국민이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만드는 민주주의의 신뢰다.

재선거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검증 가능한 선거다

재선거를 주장하는 시민들에게 증거를 요구하는 것은 정당하다. 선거 결과를 무효화하려면 실제 위법행위와 결과에 미친 영향을 입증해야 한다.

그러나 시민들에게 증거를 요구하려면 국가도 증거에 접근할 수 있는 구조를 제공해야 한다.

로그와 원자료는 선관위가 가지고 있고, 장비와 프로그램은 선관위가 관리하며, 투표지와 명부도 선관위가 보관한다. 모든 자료를 가진 기관이 자료를 공개하지 않은 채 시민에게 먼저 증명하라고 요구하면 불신은 끝나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증거 없는 부정선거 구호에서 벗어나 검증 절차를 법제화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모든 문제 제기를 음모론으로 몰기보다 공개 검증을 통해 선거 결과의 정당성을 증명해야 한다.

선관위는 정치권 뒤에 숨지 말고 외부감사와 데이터 공개, 현장 수개표 실험을 받아들여야 한다.

선거는 믿으라고 강요해서 믿는 것이 아니다.

누구도 선관위나 정당, 정부의 선의를 믿지 않아도 같은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신뢰가 생긴다.

IT 전문가들이 요구하는 것도 특정 후보의 승리나 패배가 아니다.

결과를 바꾸기 어렵고, 문제가 생기면 흔적이 남으며, 국민이 직접 검증할 수 있는 선거다.

부정선거냐 음모론이냐는 정치적 싸움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대한민국의 선거를 더 투명하게 만드는 일이다.


참고문헌

  1. 국가정보원, 「투·개표 시스템 해킹 취약점 등 선관위 사이버 보안관리 부실 확인」, 2023년 10월 10일.
  2. 국가법령정보센터, 공직선거법 제44조의2 ‘통합선거인명부의 작성’.
  3. 미국 사이버보안·인프라보안국, Election Security 자료.
  4. 연합뉴스, 「잠실개표소 봉쇄시위 23일째…홍대 일대서도 재선거 요구」, 2026년 6월 27일.
  5. 연합뉴스, 「與 ‘올림픽공원 투표함, 선관위로 이송해야’」, 2026년 6월 18일.
  6. 연합뉴스TV, 「선관위 국조특위 전원 내달 2일 올림픽공원 현장방문」, 2026년 6월 29일.
  7. MBC, 「중앙선관위 ‘올공 투표용지 재검표 하겠다’」, 2026년 7월 6일.
  8. 조선일보, 「선관위 ‘올림픽공원 투표용지 재검표 검토’」, 2026년 7월 7일.
  9. 대만 중앙선거위원회, Characteristics of Taiwan Elections.
  10. 대만 중앙선거위원회, What is the procedure for counting votes?
  11. 대만 중앙선거위원회, What is the procedure for tabulating votes?
  12. 이준한, 「대만과 한국의 투개표 방식 비교연구: 대만식 투표소 개표방식과 한국적 도입」, 『아태연구』 제31권 제4호, 2024. 

Socko/Gh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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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 탄이 뭘 그렇게 잘못했나?... 두 달째 출국정지, ‘긴급체포설’까지?...美 비자 제한·금융제재법 적용되나?

 


장기간 출국정지된 모스 탄 전 미국 국무부 대사와 한국 검찰·미국 국무부를 상징하는 뉴스 이미지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모스 탄 전 미국 국무부 대사의 출국정지가
 연장되면서 미국의 비자 제한과 외교적 대응 가능성이 주목되고 있다./gimages



미국에서 한 정치적 발언을 이유로 한국에 입국한 전직 미국 국무부 대사가 장기간 출국하지 못하고 있다. 경찰 수사가 끝나 검찰에 사건이 송치된 뒤에도 출국정지는 다시 연장됐다. 법원은 두 차례에 걸친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여기에 온라인과 일부 집회 현장에서는 검찰이 모스 탄 전 미국 국무부 국제형사사법대사를 긴급체포하거나 신병 확보에 나설 수 있다는 소문까지 확산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검찰이나 법원에서 체포영장 또는 구속영장이 발부됐다는 공식 발표나 신뢰할 만한 언론 보도는 확인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모스 탄은 도대체 무엇을 그렇게 잘못했기에 한국에서 두 달 가까이 발이 묶였는가. 그리고 이 사건을 미국 법과 미국 정부의 최근 정책에 비춰보면, 과연 위험에 처한 쪽은 모스 탄 한 사람뿐일까.

미국에서 한 발언까지 한국이 처벌할 수 있나

모스 탄은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미국 국무부 국제형사사법대사를 지낸 한국계 미국인이다. 그는 미국에서 열린 기자회견 등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이 청소년 시절 중범죄에 연루돼 소년원에 수감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한국 경찰은 이를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판단해 정보통신망법 및 형법상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했다. 당초 경찰은 미국에서 이뤄진 발언에 대해서는 외국인의 국외 범죄라는 이유로 불송치했지만, 검찰은 피해 결과가 한국에서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며 재수사를 요구했다. 경찰은 결국 미국 발언까지 혐의에 포함해 2026년 7월 1일 탄 전 대사를 불구속 송치했다.

핵심은 그의 주장이 사실인지, 허위인지다. 허위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할 목적으로 단정적인 주장을 했다면 한국법상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미국법의 시선은 상당히 다르다. 

미국에서 대통령이나 고위 정치인에 관한 정치적 발언은 수정헌법 제1조의 강력한 보호를 받는다. 특히 공직자가 명예훼손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발언이 틀렸다는 사실만으로 부족하고, 발언자가 허위임을 알았거나 진실 여부를 무모하게 외면했다는 이른바 ‘실질적 악의’를 입증해야 한다.

더 중요한 차이는 미국 대부분 지역에서 명예훼손이 원칙적으로 민사 문제라는 점이다. 대통령에 관한 논란성 발언을 이유로 국가 형벌권을 동원하고, 발언자를 출국하지 못하게 하는 조치는 미국 사회에서 매우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

수사가 끝났는데도 왜 계속 한국에 묶여 있나

탄 전 대사는 2026년 5월 28일 한국에 입국했다. 경찰은 그가 수차례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며 법무부에 출국정지를 요청했고, 법무부는 6월 30일까지 출국정지 처분을 내렸다. 탄 전 대사가 이를 정지해 달라고 법원에 신청했지만 서울행정법원은 국가형벌권 행사와 공공복리에 미칠 영향을 이유로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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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탄 전 대사는 경찰 조사를 받았고 사건도 검찰에 송치됐다. 그런데 경찰 단계의 출국정지가 끝나자 검찰은 새로 출국정지 처분을 내려 7월 31일까지 연장했다. 탄 전 대사가 제기한 두 번째 집행정지 신청도 법원에서 기각됐다.

따라서 현재 확인된 사실은 ‘긴급체포’가 아니라 다음과 같다.

탄 전 대사는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됐다. 출국정지는 2026년 7월 31일까지로 보도됐다. 체포영장이나 구속영장이 발부됐다는 사실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긴급체포설이 나오는 것은 검찰이 추가 소환을 요구할 가능성, 출석 요구에 불응할 경우 강제수사로 전환될 수 있다는 우려, 그리고 출국정지가 반복적으로 연장됐다는 불안감이 겹친 결과로 보인다.

그러나 긴급체포는 단순히 검찰 조사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가능한 절차가 아니다. 한국 형사소송법상 긴급체포에는 중대한 범죄 혐의, 상당한 이유, 도주 또는 증거인멸 우려와 함께 영장을 받을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요건이 필요하다.

현재 알려진 명예훼손 혐의와 이미 공개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탄 전 대사의 상황을 고려할 때, 실제 긴급체포가 이뤄질지는 별개의 문제다. 따라서 기사는 ‘긴급체포 임박’이 아니라 **‘긴급체포설까지 확산했으나 확인된 영장이나 공식 조치는 없다’**고 쓰는 것이 정확하다.

미국 국무부의 ‘검열자 비자 제한’과 정면으로 만날 가능성

이 사건이 단순한 국내 명예훼손 사건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는 이유는 미국 정부가 최근 표현의 자유 문제를 외교·비자 정책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2025년 5월 28일 미국 내에서 보호되는 표현을 검열하는 데 책임이 있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비자 제한 정책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대상에는 미국 시민이나 거주자의 표현을 제한하려 한 외국 관리와, 미국 기술기업에 콘텐츠 삭제나 검열을 요구한 관계자도 포함될 수 있다.

미국은 이 정책을 선언에만 그치지 않았다. 2025년 7월 브라질 사법 관계자와 그 가족에게 검열 책임을 이유로 실제 비자 제한을 발표했고, 같은 해 12월에는 미국 플랫폼과 미국인의 표현을 제한한 이른바 ‘글로벌 검열 산업’ 관계자들에게 추가 비자 제한 조치를 취했다.

모스 탄 사건이 이 정책에 곧바로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한국 정부는 특정 발언의 진위를 수사하는 정당한 형사절차라고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이 사건을 다음과 같이 판단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첫째, 미국 시민이 미국 영토에서 한 정치적 발언을 외국 정부가 자국 형법으로 처벌하려 했는가.

둘째, 발언자가 전직 미국 외교관이라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이동의 자유를 제한했는가.

셋째, 수사가 끝난 뒤에도 출국정지를 반복해 사실상 정치적 압박 수단으로 사용했는가.

넷째, 해당 수사와 출국정지가 대통령 또는 정부 비판을 위축시키기 위한 목적을 가졌는가.

이런 요소가 미국 내부에서 ‘미국인의 보호되는 표현을 검열한 행위’로 평가될 경우, 직접 관여한 한국 관계자에게 비자 발급 거부나 기존 비자 취소가 검토될 법적·정책적 통로는 이미 마련돼 있다.

누구까지 미국의 비자 제한 대상이 될 수 있나

미국의 비자 제한은 형사재판처럼 공개된 유죄판결을 반드시 요구하지 않는다. 미 국무부가 입국이 미국 외교정책에 중대한 악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하면 외국인의 입국을 제한할 수 있다. 따라서 이론적으로는 다음 관계자들이 검토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출국정지를 신청하거나 연장한 수사 책임자, 이를 승인한 행정 관계자, 미국에서 한 발언까지 한국 형사법으로 처벌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고위 관계자, 미국 플랫폼이나 언론을 상대로 삭제·차단·수익 제한을 요구한 인사 등이다.

그러나 단순히 경찰·검사·판사로서 법에 따른 직무를 수행했다는 이유만으로 제재할 수는 없다. 미국 측이 정치적 탄압, 차별적 법 집행, 미국인의 표현을 겨냥한 조직적 검열이라는 추가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

또한 미국 정부는 통상 개별 비자 제한 여부를 공개하지 않는다. 당사자가 공항이나 비자 갱신 과정에서야 알게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외부에서는 실제 제재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울 수 있다.

판사에게도 불이익이 갈 수 있나

판사 역시 미국 비자 정책에서 절대적인 면책 대상은 아니다. 실제로 미국은 브라질 연방대법원의 알레샨드리 지 모라이스 대법관과 관련 사법 관계자에게 검열과 정치적 박해 책임을 이유로 비자 제한을 발표한 전례가 있다. 이는 미국 정부가 외국 판사의 판결과 사법행위도 표현의 자유 침해로 판단할 경우 외교적 제재 대상으로 삼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 판사가 출국정지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미국의 불이익 대상이 된다고 볼 수는 없다. 재판 기록, 결정 이유, 독립성, 절차적 정당성 등을 미국 측이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문제는 모스 탄 사건이 한 번의 사법결정에 그치지 않고 경찰 수사, 검찰의 재수사 요구, 반복된 출국정지, 법원의 연속 기각으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미국 측에서 이를 개별 기관의 독립적인 판단이 아니라 하나의 조직적 억압 과정으로 평가할 경우 책임 범위가 넓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금융제재와 미국 내 자산동결 가능성은 얼마나 되나

비자 제한과 금융제재는 차원이 다르다. 미국의 글로벌 마그니츠키 제도와 행정명령 13818호는 중대한 인권침해나 대규모 부패에 관여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미국 내 자산동결, 미국인과의 거래 금지, 금융망 접근 제한 등을 허용한다.

하지만 단순한 명예훼손 수사나 출국정지만으로 글로벌 마그니츠키 제재가 내려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신체적 학대, 장기간의 자의적 구금, 고문, 강제실종, 심각한 적법절차 침해 또는 광범위하고 조직적인 인권탄압 정도의 사정이 추가로 확인돼야 한다.

따라서 현 단계에서 가장 현실적인 미국 측 조치는 금융제재가 아니라 비자 제한, 외교적 항의, 인권보고서 등재, 공개 성명, 의회 청문 또는 관련자 면담일 가능성이 더 크다.

그러나 탄 전 대사가 실제로 체포·구속되거나, 명예훼손 혐의만으로 장기간 신체의 자유까지 제한되고, 그 배후에 정치적 지시가 있었다는 자료가 미국 정부에 전달된다면 금융제재 논의의 문턱에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다.

미국의 ‘초국경적 탄압’ 기준에도 걸릴 수 있나

미국 법무부는 초국경적 탄압을 외국 정부가 국경을 넘어 반체제 인사, 언론인, 정치적 반대자 또는 활동가를 위협·괴롭힘·감시·강요하는 행위로 정의한다. 미국인의 표현과 미국 영토의 주권을 침해하는 초국경적 탄압에 책임을 묻는 것은 미 법무부 국가안보부의 우선 과제다.

모스 탄 사건에는 일반적인 초국경적 탄압 사례와 다른 점이 있다. 탄 전 대사가 미국에서 납치되거나 미국 내에서 직접 위협받은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한국에 입국한 뒤 한국 사법절차를 적용받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사건을 전형적인 초국경적 탄압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미국에서 이뤄진 발언을 추적해 처벌하려 하고, 그 목적이 미국 내 정치적 표현을 위축시키는 데 있었다는 증거가 나온다면 미국 정부가 이를 ‘초국경적 검열’ 또는 초국경적 탄압의 한 형태로 검토할 여지는 있다.

모스 탄에게도 책임은 있다

모스 탄이 전직 미국대사이고 정치적 발언의 자유를 가진다고 해서 무엇이든 주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가 이 대통령의 과거에 관해 객관적으로 틀린 내용을 말했고, 허위임을 알면서도 사실인 것처럼 반복했다면 미국에서도 민사상 명예훼손 책임을 질 수 있다. 발언의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정치적 신뢰도 역시 크게 훼손될 수 있다.

탄 전 대사가 경찰의 정당한 출석 요구에 반복적으로 응하지 않았다면 출국정지 결정에 일정 부분 원인을 제공했다는 반론도 가능하다. 한국에 입국한 이상 한국의 법과 절차를 전적으로 무시할 수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 사건의 핵심 질문은 ‘모스 탄은 무조건 무죄인가’가 아니다. 진짜 질문은 이것이다. 

허위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발언을 조사하는 데 전직 미국 외교관을 두 달 이상 한국에 묶어둘 필요가 있었는가. 경찰 조사가 끝난 뒤 검찰이 다시 출국정지를 연장할 만큼 도주와 증거인멸 위험이 실제로 존재했는가. 민사적 반론과 사실 검증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정치적 발언에 국가 형벌권을 동원한 것이 비례적이었는가.

긴급체포설이 현실이 되는 순간 사건의 성격도 바뀐다

현재까지 모스 탄 전 대사는 불구속 송치 상태다. 긴급체포나 구속영장이 공식 확인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만일 검찰이 그를 실제로 체포하거나 구속한다면 이 사건은 한국 내부의 명예훼손 수사라는 틀을 벗어날 가능성이 높다.

전직 미국 국무부 대사가 미국에서 한 대통령 비판 발언으로 한국에서 신병을 제한당하는 장면은 미국 언론과 의회가 외면하기 어려운 사건이 된다. 미국 국무부의 검열 관련 비자 제한 정책과 결합해 수사·행정·사법 관계자의 책임 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될 수도 있다.

그때 미국이 물을 질문은 단순하다. “미국에서 한 정치적 발언 때문에 왜 전직 미국 외교관을 체포했는가.” 그리고 한국이 답해야 할 질문도 단순하다. “모스 탄이 도대체 무엇을 그렇게 잘못했는가.” 모스 탄의 주장이 허위였다면 그는 자신의 발언에 책임져야 한다.

그러나 그 책임을 묻는 한국의 방식이 과도하고 정치적이었다면, 그 과정에 참여한 한국 관계자들도 미국의 비자 제한과 외교적 책임이라는 예상하지 못한 대가를 치를 수 있다. 현재 가장 위험한 것은 확인되지 않은 긴급체포설 자체가 아니다. 한미동맹국의 전직 외교관이 명예훼손 사건으로 장기간 출국하지 못하는 상황을 한국 정부가 너무 가볍게 보고 있을 가능성이다.

참고문헌

  1. 연합뉴스, 「李대통령 범죄연루설 모스 탄 출국정지 유지…공공복리 우선」, 2026년 6월 4일.
  2. 연합뉴스, 「李대통령 명예훼손 모스 탄 출국정지 유지…수사상 필요」, 2026년 6월 4일.
  3. 뉴스1, 「李 명예훼손 혐의 모스 탄 불구속 송치…31일까지 출국정지」, 2026년 7월 1일.
  4. 연합뉴스, 「李대통령 명예훼손 모스 탄, 출국정지 풀어달라 법원에 또 신청」, 2026년 7월 3일.
  5. 서울경제 영문판, 「Court Rejects Morse Tan’s Second Bid to Suspend Travel Ban」, 2026년 7월 6일.
  6. 미국 국무부, 「Announcement of a Visa Restriction Policy Targeting Foreign Nationals Who Censor Americans」, 2025년 5월 28일.
  7. 미국 국무부, 「Announcement of Visa Restrictions on Brazilian Judicial Officials and Their Immediate Family Members」, 2025년 7월 18일.
  8. 미국 국무부, 「Announcement of Actions to Combat the Global Censorship-Industrial Complex」, 2025년 12월 23일.
  9. 미국 법무부 국가안보부, 「Transnational Repression」.
  10. 미국 법무부, 「40 Officers of China’s National Police Charged in Transnational Repression Schemes」, 2023년 4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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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이준석 뭘 잘못했나?... ‘자작극–당게’ 설전…경찰 수사 재개에 장동혁 “범죄행위”

 


한동훈 의원과 이준석 대표의 부산 선거 자작극 및 당원게시판 설전을 표현한 정치 뉴스 썸네일
한동훈 의원이 정이한 전 부산시장 후보의 피습 자작극과 개혁신당의
 사전 인지 여부를 묻자 이준석 대표가 당원게시판 사건으로 역공하면서
 보수 정치권의 갈등이 확산하고 있다./gimages



부산시장 선거에서 벌어진 후보자의 피습 자작극을 두고 한동훈 의원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정면으로 충돌했다. 한동훈 의원은 경찰과 개혁신당이 정이한 전 부산시장 후보의 자작극을 선거 전에 알고 있었는지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준석 대표는 선거 당시에는 전혀 몰랐다고 반박하면서, 한 의원을 향해 국민의힘 당원게시판 의혹부터 설명하라는 취지로 맞받았다.

공교롭게도 한동훈 의원과 가족 명의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비방하는 글이 작성됐다는 이른바 ‘당게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도 1년여 만에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한동훈 의원이 단순한 해당행위가 아니라 ‘범죄행위’ 때문에 제명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산에서 시작된 선거 자작극 논란이 이준석의 당게 역공과 경찰 수사, 장동혁의 범죄 규정까지 만나면서 보수 정치권 전체의 충돌로 번진 것이다. 그러나 이번 공방에서 메이저 언론이 놓치고 있는 질문이 있다. 한동훈은 도대체 무엇을 그렇게 잘못했기에 남의 선거 의혹을 물을 때마다 자신의 당원게시판 사건으로 되돌아와야 하는가.

피습 피해자를 연기한 부산시장 후보

사건의 출발점은 2026년 부산시장 선거였다. 개혁신당 정이한 후보는 선거운동 중 차량 운전자가 던진 음료에 맞아 쓰러졌고, 머리를 다쳤다며 병원으로 이송됐다. 그는 퇴원 후 가해자를 선처해 달라고 호소하면서 청년 정치인을 향한 혐오와 폭력을 멈춰달라는 메시지를 내놓았다.

그러나 경찰 수사 결과 이 사건은 우발적인 정치 테러가 아니라 정 후보 측이 사전에 계획한 자작극이라는 의혹으로 뒤집혔다. 정 전 후보는 위계공무집행방해와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2026년 7월 8일 구속됐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지방선거 투표일 이전 경찰 조사에서 자작극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목에서 한동훈 의원이 문제를 제기했다. 한 의원은 경찰과 개혁신당을 향해 자작극이라는 사실을 언제 알았는지 밝히라고 요구했다. 선거 전에 알았다면 경찰은 이를 국민에게 알려야 했고, 개혁신당은 후보를 사퇴시켰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정 후보가 정치 테러 피해자라는 동정심을 이용해 실제보다 더 많은 표를 얻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부산 시민들은 중요한 사실을 모른 채 투표했다고 비판했다. 자작극 사실이 공개됐다면 득표수뿐 아니라 부산시장 선거 결과에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동훈의 문제 제기는 틀렸나

한동훈 의원이 제기한 질문 자체는 정당하다. 후보자가 정치 테러 피해자를 연기하고 이를 선거운동에 활용했다면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낼 수 없다. 유권자의 감정과 판단을 허위 사실로 움직이려 한 행위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경찰이 자작극 정황을 투표 전에 파악하고도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면 수사의 중립성과 선거 개입 여부까지 논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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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기관은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피의사실을 함부로 공개해서는 안 된다. 반대로 후보자가 선거범죄를 시인했거나 객관적 증거가 충분히 확보된 상황에서도 투표일까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면 국민의 알 권리와 선거의 공정성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다.

개혁신당이 선거 전에 자작극을 알았는지도 중요한 쟁점이다. 당 지도부가 알았다면 후보 교체나 사퇴 요구 없이 선거를 계속 치른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몰랐다면 정 후보가 당과 지도부까지 속였다는 의미이므로 후보 검증 실패에 대한 정치적 책임이 남는다. 따라서 한동훈 의원이 “언제 알았느냐”고 물은 것은 상대 정당을 공격하기 위한 질문이면서 동시에 부산 시민이 반드시 확인해야 할 질문이기도 하다.

이준석은 왜 ‘당게’를 꺼냈나

이준석 대표는 개혁신당이 자작극을 선거 전에 알았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선거 당시에는 전혀 알지 못했으며 사전에 인지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한동훈 의원을 향해 당원게시판 사건에 대해서는 어떻게 처신했는지 국민이 알고 있다는 취지로 역공했다.

논리는 간단하다. 남의 정당에는 사건을 언제 알았는지, 왜 공개하지 않았는지를 따지면서 정작 자신과 가족 명의가 등장한 국민의힘 당원게시판 사건에는 같은 수준의 투명성을 보였느냐는 것이다. 정치적 반격으로는 상당히 날카롭다. 한동훈 의원이 이준석 대표에게 적용한 기준을 그대로 한 의원에게 돌려준 셈이다.

그러나 당게 역공이 부산 자작극 사건에 대한 충분한 답변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한동훈 의원이 과거 당게 의혹에 제대로 답하지 않았다고 해서 정이한 후보의 자작극이나 개혁신당의 사전 인지 여부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한 의원의 위선을 지적하는 것과 부산 선거 과정의 진실을 밝히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이준석 대표가 “우리는 몰랐다”고 답했다면 다음 단계는 그 주장을 뒷받침할 자료를 제시하는 것이다. 당 지도부가 언제 최초로 사건의 실체를 알게 됐는지, 경찰이나 정 후보 측으로부터 어떤 보고를 받았는지, 당 차원의 확인 절차는 있었는지를 설명해야 한다. 당게 사건을 꺼내 한동훈 의원을 곤란하게 만들 수는 있어도, 정이한 자작극 사건의 정치적 책임까지 지울 수는 없다.

그렇다면 당원게시판 사건에서 한동훈은 뭘 잘못했나

국민의힘 당원게시판 사건은 2024년 한동훈 당시 대표와 그의 가족 이름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비방하는 게시물이 다수 작성됐다는 의혹에서 출발했다. 쟁점은 게시글 내용보다 작성자의 실체다. 한동훈 의원 본인이나 가족이 직접 글을 작성했는지, 다른 사람이 명의를 도용했는지, 특정 세력이 조직적으로 여론을 조작했는지 아직 형사절차에서 최종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따라서 현재 한동훈 의원이나 가족을 게시글 작성자로 단정하거나 범죄자로 규정할 수는 없다. 다만 한 의원의 정치적 책임에 대한 질문은 남는다. 첫째, 가족 명의 계정과 게시글이 실제 존재했다면 한 의원은 언제 이를 알았는가. 둘째, 가족이 작성하지 않았다면 명의도용에 대해 왜 신속하고 적극적인 형사조치를 취하지 않았는가. 셋째, 당원게시판 이용 내역과 계정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당 대표 위치에 있으면서 왜 의혹을 조기에 종결하지 못했는가. 넷째, 상대 정치인에게는 “언제 알았는지 공개하라”고 요구하면서 본인 사건에서는 충분한 자료 공개와 설명을 했는가.

한동훈 의원이 실제 게시글 작성과 무관하더라도 사건 초기 대응이 명확하지 못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다. 본인이 작성하지 않았다면 단호하게 부인하고 명의도용 수사를 요구했어야 한다. 가족이 작성했다면 그 사실과 범위를 밝힌 뒤 정치적 책임을 판단받았어야 한다. 모호한 해명은 법적 책임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정치적 의혹을 끝내지는 못한다.

1년여 만에 다시 움직인 경찰

한동훈·이준석 설전이 벌어진 직후 경찰의 당원게시판 수사가 다시 언론에 등장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사건 당시 국민의힘 당원게시판 관리 업무를 맡았던 당 관계자를 최근 불러 조사한 것으로 보도됐다. 2024년 말 사건이 제기된 뒤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던 수사가 1년여 만에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경찰 조사가 재개됐다고 해서 한동훈 의원의 범죄 혐의가 확인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현재까지 보도된 내용은 게시판 관리 관계자를 조사했다는 단계다. 그럼에도 경찰 수사 재개는 이준석 대표의 당게 역공에 정치적 힘을 실어줬다. 과거의 막연한 의혹이 아니라 현재 수사기관이 다시 들여다보는 사건이라는 인상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반대로 경찰에도 질문이 돌아간다. 범죄 혐의가 있다면 왜 1년 넘게 결론을 내리지 못했는가. 당원게시판 서버와 접속기록이 보존돼 있다면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는 데 왜 이토록 오랜 시간이 걸렸는가. 혐의가 없다면 한동훈 의원에게 붙은 정치적 꼬리표를 왜 방치했는가. 수사가 지나치게 늦어지면 진실 규명보다 정치적 의혹을 장기 보존하는 효과만 낳는다.

장동혁은 ‘해당행위’가 아니라 ‘범죄행위’라고 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당원게시판 사건을 둘러싼 논란에 가장 강한 표현을 사용했다. 장 대표는 한동훈 의원이 해당행위가 아니라 범죄행위로 제명된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당원게시판 문제 자체가 범죄행위라는 주장이다. 당 대표가 특정 정치인의 행위를 ‘범죄’라고 규정한 것은 가볍지 않다.

범죄라고 말하려면 무엇이 범죄인지 특정해야 한다. 타인의 명의를 도용했는지, 당원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사용했는지, 허위사실을 유포했는지, 업무를 방해했는지, 조직적으로 게시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는지 구체적인 행위가 제시돼야 한다.

경찰 수사와 법원의 판단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인이 먼저 범죄라고 단정하면 무죄추정 원칙을 훼손하고 정치적 제거를 위해 형사 용어를 사용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장 대표가 당 감사나 내부 자료를 통해 실제 범죄 정황을 확인했다면 그 자료를 수사기관과 국민에게 공개해야 한다. 범죄라고 말하면서 증거는 공개하지 않는다면 한동훈 의원의 의혹을 해소하기보다 국민의힘 내부 권력투쟁을 더욱 격화시키는 결과만 낳는다.

한동훈은 부산 선거를 물었는데 모두 한동훈을 물었다

이번 설전의 기묘한 장면은 이것이다. 한동훈 의원은 부산시장 선거에서 자작극 사실을 언제 알았느냐고 물었다. 이준석 대표는 한동훈 의원에게 당게 사건을 어떻게 처리했느냐고 되물었다. 경찰은 그 당게 사건의 수사를 다시 시작했다.

장동혁 대표는 한동훈 의원이 범죄행위로 제명됐다고 주장했다. 결국 부산 후보의 자작극과 경찰의 선거 전 인지 여부를 묻던 사건은 어느 순간 한동훈 의원의 정치적 자격을 따지는 싸움으로 바뀌었다. 이런 논점 전환이 한동훈 의원의 과거 책임 때문에 불가피하게 발생한 것인지, 아니면 부산 선거의 본질을 흐리기 위한 정치적 방어인지 따져봐야 한다.

한 의원에게 당게 의혹이 있다는 사실은 정이한 자작극을 덮을 이유가 되지 않는다. 정이한 자작극이 중대한 선거범죄라는 사실도 한동훈 의원의 당게 대응을 면책해주지 않는다. 둘 다 조사하고 둘 다 답해야 한다.

이준석에게 돌아오는 더 무거운 질문

이번 공방에서는 이준석 대표의 정치적 책임이 가볍지 않다. 정이한 전 후보는 개혁신당의 이름으로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했다. 후보자의 자작극이 사실이라면 개인의 일탈이면서 동시에 공천과 후보 관리에 실패한 정당의 문제다. 이 대표가 선거 전에 몰랐다는 해명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책임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다. 당이 후보자를 검증하고 선거운동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자작극 정황을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면 조직적 관리 능력이 부족했다는 의미가 된다.

더구나 정 후보가 선거 전에 경찰 조사에서 자작극을 인정했다는 보도가 사실이라면, 그 이후 정 후보가 당 지도부에 어떤 보고를 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준석 대표가 한동훈 의원의 위선을 공격하는 데 성공했더라도 자신에게 돌아온 질문에는 자료와 시간표로 답해야 한다. “몰랐다”는 한마디만으로 부산 시민의 투표가 왜곡됐을 가능성까지 정리되지는 않는다.

한동훈에게도 남는 질문

한동훈 의원 역시 이번 사건을 통해 자신의 과거 대응을 돌아봐야 한다. 그는 경찰과 개혁신당에 정확한 인지 시점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이 기준은 당원게시판 사건에도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 본인과 가족의 명의가 등장한 사실을 언제 알았는지,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했는지, 가족이 작성하지 않았다면 왜 명의도용 고소와 자료 공개를 통해 의혹을 끝내지 않았는지 설명해야 한다.

정치인이 상대에게 요구하는 기준을 자신에게 적용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정당한 문제를 제기해도 설득력이 약해진다. 그러나 한동훈 의원의 해명이 부족했다는 이유로 아직 확인되지 않은 범죄자로 단정하거나, 당게라는 꼬리표를 모든 정치 활동에 영구적으로 붙이는 것도 정당하지 않다.

한동훈은 뭘 그렇게 잘못했나

현재까지 공개된 사실만으로 한동훈 의원이 당원게시판 글을 직접 작성했다거나 가족에게 조직적으로 비방 글을 쓰게 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 경찰 수사가 다시 시작됐지만 범죄 혐의가 확정된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한동훈 의원이 분명하게 잘못한 것은 무엇인가.

첫째, 본인과 가족 명의가 등장한 사건을 초기부터 명확한 자료와 법적 조치로 정리하지 못한 점이다. 둘째, 모호한 대응으로 당게 사건이 정치적 공격의 영구적인 소재가 되도록 방치한 점이다. 셋째, 상대에게는 투명성과 즉각적인 공개를 요구하면서 자신의 사건에서는 동일한 기준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 정치적 잘못과 형사범죄는 구분해야 한다. 장동혁 대표가 범죄라고 주장하려면 증거를 제시해야 하고, 경찰은 실제 작성자와 위법행위를 신속히 밝혀야 한다. 이준석 대표도 당게를 말하기 전에 부산 자작극 사건과 개혁신당의 인지 시점을 분명히 설명해야 한다.

하나의 의혹으로 다른 의혹을 지우지 말라

이번 사건에는 세 개의 질문이 존재한다. 정이한 전 후보는 왜 정치 테러 피해자를 연기했는가. 경찰과 개혁신당은 자작극이라는 사실을 언제 알았는가. 한동훈 의원과 가족 명의의 당원게시판 글은 누가 작성했는가. 세 질문은 서로 연결될 수 있지만 서로를 대신할 수는 없다.

이준석 대표가 한동훈 의원의 당게 대응을 비판한다고 해서 부산 선거의 자작극이 사라지지 않는다. 장동혁 대표가 당게를 범죄로 규정한다고 해서 법적 사실이 확정되는 것도 아니다. 한동훈 의원이 부산 시민의 참정권을 말한다고 해서 자신의 당게 해명 책임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정치권은 상대의 의혹으로 자신의 의혹을 덮는 오래된 기술을 반복하고 있다. 그러나 유권자가 원하는 답은 복잡하지 않다. 부산 자작극 사건은 선거법과 수사 결과로 끝내고, 당원게시판 사건은 서버 기록과 작성자 확인으로 끝내면 된다. 한동훈이 정말 범죄를 저질렀다면 경찰과 법원이 판단해야 한다. 범죄가 아니라면 장동혁과 국민의힘도 정치적 유죄 선고를 멈춰야 한다.

개혁신당이 자작극을 미리 알았다면 이준석 대표가 책임져야 한다. 몰랐다면 그 사실을 입증할 자료와 함께 후보 검증 실패를 인정해야 한다. 한동훈은 뭘 그렇게 잘못했는가. 아직 확인되지 않은 범죄보다 더 분명한 잘못은,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오랫동안 끝내지 못한 정치적 불투명성이다.

그러나 그것이 부산 시민을 속인 자작극에 대한 질문까지 막을 이유는 되지 않는다. 한동훈에게 당게를 물으려면 이준석은 부산을 답해야 한다. 이준석에게 부산을 묻는 한동훈도 당게를 답해야 한다. 그리고 범죄라고 단정한 장동혁은 이제 증거를 내놓아야 한다.

참고문헌

  1. 연합뉴스TV, 「한동훈 ‘정이한 자작극 선거 전 알았나’…이준석 ‘전혀 몰라’」, 2026년 7월 10일.
  2. 연합인포맥스, 「한동훈 ‘정이한 피습 자작극 언제 알았나’…이준석 ‘전혀 몰랐다’」, 2026년 7월 10일.
  3. 경기일보, 「한동훈 ‘정이한 자작극 묵인했나’ 맹공…이준석 반박」, 2026년 7월 10일.
  4. 채널A, 「한동훈 ‘자작극 알았다면 사퇴시켰어야’…이준석 ‘전혀 몰랐다’」, 2026년 7월 10일.
  5. JTBC, 「한동훈 ‘정이한 자작극 답하라’…이준석 ‘당게부터 답하라’」, 2026년 7월 10일.
  6. 연합뉴스, 「‘한동훈 당원게시판 사건’ 경찰 수사, 1년여 만에 재시동」, 2026년 7월 12일.
  7. 동아일보, 「장동혁 ‘한동훈, 해당 아닌 범죄행위로 제명’」, 2026년 7월 11일.
  8. 조세일보, 「장동혁, 한동훈 겨냥 ‘당원게시판 문제는 범죄행위’」, 2026년 7월 10일.
  9. CBS노컷뉴스, 「한동훈 당게사태 재점화…서서히 풀리는 5대 의문점」, 2026년 1월 11일.
  10. KNN, 「정이한 자작극과 공범 그리고 한동훈의 참교육」, 2026년 6월 19일.
Socko/Gh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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